직장인으로서 집-회사를 반복하게 되면 동선이 한정적이어지고, 그만큼 인간관계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스스로 돌아다니고 무던히 노력하지 않으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렵고, 만나더라도 깊은 관계로 발전해나가기는 더욱 요원하다.
나에게는 너무 감사하게도 매 시즌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계속 참여하는 사람과의 신뢰감을 쌓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준 P1(Project One, 최고가 되고자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공유하며 영감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임)이 근 3년의 시간동안 위의 부족할 수 있던 부분을 충분히 채워주었다.
** 여기서 살짝 하는 스터디 홍보: 나의 P1 이야기
2024.01.21 - [W.I.L(Weekly I Learned)/모난 생각과 오늘의 짧글] - [Project One] 0주차_시작, 나의 영감의 원천
오늘은 스터디에서 N번의 시즌동안 함께 했던(중간중간 서로 활동 시즌이 달랐지만, 어쨌든 내 첫 스터디 시즌부터 최근 시즌까지 함께 했던) 분께 커피챗 제안을 드렸고, 바쁘신 와중에도 흔쾌히 시간을 내주셔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뭔가 정답을 구하고자 만난다기보다는 지금 나의 상태와 생각을 공유하고, 나의 고민과 그 분의 고민을 나누는 과정에서 최근 프로젝트에 치인 나의 상태를 돌보고자 나보다 먼저 기획일을 시작하신 필드 선배를 만나고자 했다.
말이라는 것은 묘해서, 자꾸만 상태와 상황을 과장하려 하고 나의 의도와 달리 왜곡되는 경우가 많기에 대화를 나누면서 현재 상황에 불만을 쏟아내거나,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지 않도록 유의했다. 귀한 시간을 내어 서로 만나는 만큼 현재 나의 고민과 구하고자 하는 조언을 최대한 담백하게 전달하려고 했다.(의도가 잘 전달이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밥 먹으며 진지한 얘기, 아이스크림 먹으며 건강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3시간 훌쩍 지나갔다.
음식과 간식의 단짠단짠처럼 맵고달고짠 우리네 기획자의 이야기(단 건 아주 순식간에 지나가는게 함정)
간단하게 기록을 남기며 오늘을 회고하고자 한다.
시간관리에 대하여: 치고들어오는 일들 속에 내 메인 일을 어떻게 잘할 수 있는가
현재 개발 진행 중인 프로젝트(기획완료되었지만 계속 개발 소통 필요), 신규 TF 투입된 프로젝트(메인 PM은 아니지만, 담당제품에 선런칭되어 참여 중으로 지속적인 관찰 및 회의 참여 필요), 현재 개발을 마치고 착수하게 될 다음 프로젝트(신규 기획건으로 기획-디자인 함께 구상 중)로 프로젝트가 다수인 상황에서 불규칙적으로 치고 들어오는 현장 이슈 및 요청, 정기 회의에 계속적으로 리소스가 소모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시간관리를 해야 할까에 대한 질문
사실 모든게 메인이지만, 개발 착수가 끊기지 않도록 계속 기획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신규 기획 건이 가장 메인으로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데 당장 치고 들어오는 것들에 시간이 소모되어 결국 야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부분에 피로감을 느꼈던 것.
현재 주간 해야하는 일과 오늘 한 일에 대한 시간 추적은 하고 있지만 내 모든 시간을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이다.(이것이 K-기획자, K-직장인!)
- 2-3일 정도 해야할 일을 미리 캘린더에 시간을 계획해보자: 잠시 다른 일을 하고 돌아와도 내가 지금 해야했을 일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만든다.
- 대응하는 시간 구간을 별도로 두자: 불규칙적으로 요청되는 이슈와 문의들을 의도적으로 몰아 해결하자, 양해를 구해 너무 늦지 않는 선에서 일단 내 일에 집중하고 추후 대응하자.
- 긴급 건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일의 흐름이 끊기지 않을 선에서의 적절한 거절(응답지연)도 필요하다.
직무와 커리어패스: 깊게 파고들 것인가, 넓게 아우를 것인가
백오피스 기획자로서 현재 내가 잘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방법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과 지금 나의 일이 시장에서 가치(수요)가 있는 일일지 등등 직무와 커리어 패스에 대한 질문
- 백오피스 기획자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정확히 모르지만, 백오피스가 본인에게 맞다고 판단이 된다면 파고들만하다고 생각이 든다.
- 다만, 다른 분야나 여러 경험을 하고 싶다면 연차가 낮을 때 좀 더 경험할 수 있도록 움직이는 것도 좋다. 한 직무 특히 백오피스로만 커리어를 쌓다보면 추후 이직 시에 할 수 있는 바운더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건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 본인의 성향 파악이 우선이다. 나는 어떤 길을 걷고 싶은가
조직 안에서 나의 관계, 나의 역량
개발본부 소속 기획자라는 특이점, 기획자간의 교류, 사수의 부재 등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는 현재 조직 속에서 나의 관계와 나의 역량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 것인가
- 회사에서 꼭 필요한 인재라는 프레이밍이 잘될 수 있다면 보상을 요구함에 당당할 수 있다.
- 여러 여건들이 힘에 부친다면 분명하게 리더에게 요청해야 한다.
나의 약점: 내가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지향점이 현재 부족한 나의 약점일 수 있다
- 일을 잘한다라는 정의를 어떻게 가져가냐는 사람마다 다르다. 다만 보통 그 정의를 내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이 현재 부족한 지점을 잘해내는 사람을 잘한다고 평가하는 것 같더라. 지금의 약점이 그 부분이 아닐까
뽑아들 수 있는 이직 카드의 수는 한정되어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소멸된다
- 앞서 백오피스 기획자의 커리어에서도 말했지만, 결국 이직을 하는데 있어 조직을 옮긴다는데 드는 에너지 소모는 여러 지점에서 기회비용이 큰 일이다. 조직을 옮겼을 때 나를 다시 증명하는데 있어 피로감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특히나 그 옮긴 조직이 내가 기대했던 바를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
- 움직일 수 있을 때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연차가 높을 수록 이직은 연봉 상승분과 성장에 대한 기대감 저하 및 퍼포먼스 기준의 높음으로 점점 어려워진다.
이직 시기: 조직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지 않다고 느낄 때, 고민의 종료 시점
- 조직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남아있지 않다는 뜻은 주어진 일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일을 해냈을 때 내가 성장하거나 조직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혹은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 하락세다)라는 의미이다. 결국 조직을 떠날 시점이 도래하는 때는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이직의 시기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고, 개인의 가치에 따라 모두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위 내용이 크게 작용했다. 소모적임을 느끼는 시점과 조직 내에서 나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드는 시기를 시작으로 그 고민이 종료되는 시점쯤에 이직을 결심하게 되지 않을까
살기 위한 운동, 건강하게 살기 위한 소비
목, 어깨, 허리까지 좋지 않음을 느끼고 한의원도 다니면서 계속 치료를 받았다. 최근에 운동을 많이 못했는데, 아프면서 더욱 전문적으로(결국 돈을 써서) 관리를 받아야 하고, 내 스스로 견디는 힘을 길러야 겠다고 느꼈다.
1:1 피티를 재활 중심으로 받을 예정인데, 솔직히 너무 비싼 것 같다. 계속 운동을 하고 계시는데 1:1 PT를 계속 받으시는 건지, 비용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눴고 결국 운동을 하는 이유는 스트레스 해소도 있겠지만 "살기위한" 운동임을 이야기했다.
살기위한과 건강하게 살기위한 모두 맞는 말이지만, 지금의 내 몸 상태로는 그저 '살기위한' 그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서 돈을 써야겠다고 느꼈다. 일하고 돈을 벌어 일하기 위해 돈을 쓰는..그런 굴레가 되었다.
내 몸 상태를 인지하고, 나에 대해 전문적으로 분석해줄 줄 아는(체교과 출신) 선생을 만나라
지금 계속 1:1 PT를 하고 있고, 오래 받다보니 나와 트레이너님 모두 내 몸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 어쨌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필요하다.
글을 마치며..
정말 긴 대화를 했고, 그 중 아주 일부만 담아냈는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던(영감을 받았던) 시간이었다.
기획자로서 나의 중심을 잡고, 결국 내 일을 잘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자는 연결하는 사람이지만 결국 기획하는 사람이니까 여러 일을 쳐내는 와중에도 내 메인 일을 잘챙겨야 하는 것이다.
결국 PO, 기획자 뿐만 아니라 모든 직군의 최종 ego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나는 제품을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성장을 이뤄내었는가
나는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가치가 있기 위해 앞으로 무엇을 쌓아나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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