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년하고 1일
작년 7월 24일 입사를 시작으로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1년을 돌아 다시 7월 24일이 되었다.
이제 나도 무려 퇴직연금이 쌓이는 직장인이 되었다구!
회사에 입사하고 1년의 시간을 보냈는가를 통해 정말 그 사람이 그 회사를 제대로 다닌 것이 맞는가를 가늠하는데 첫 관문을 넘었다고 본다.
(연애에 비유하자면 4계절 오롯이 연인의 모습을 보아야 그(그녀)의 본 모습을 안다고 하지 않는가)
첫 입사 시기 이직/취업의 뽕에 취해서 차오른 콩깍지가 1년이면 어느새 벗겨져 보다 현실적인 눈으로 회사를 바라볼 수도 있고, 어느새 몇 년은 회사에 있던 사람마냥 사람들과도 익숙해져서 여러 가지 회사의 히스토리도 알게 될 것이며, 여러 프로젝트에 투입되며 어느새 큼직큼직한 업무들도 맡아서 일을 하는 첫 단추를 꿰는 것이 총 1년 여의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어찌보면 아직 모든 것을 다 알지는 못해서 이것저것 더 해보고 싶은 에너지가 샘솟는게 1년차인 것도 같다.
3, 6, 9라고 하는 것처럼 어느 정도 한 회사에 오래 있다보면 대략 3년 주기로 회사를 박차 나와 새로운 곳으로 뛰어들고 싶어하는 것이 또 사람의 심리이기도 한데, 아직 1년짜리는 이제 뭔가 좀 해보겠다며 기지개를 펴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변했는가
사람들과 좀 더 편해졌다.
단순히 웃으며 지나가는, 서로 배려하는 사이가 아니라 어느 정도 힘든 시기를 같이 이겨낸(프로젝트 몇 꼭지는 같이 돌렸으니) 동료로서 서로가 편해지고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가 된 것 같다.
물론 엄청난 죽마고우라거나 속을 털어놓고 사적으로 만나는 것은 아니다.
노션, 지라, 피그마를 좀 더 잘 쓰게 되었다.
현재 회사 공식적으로는 지라/피그마를 쓰고, 팀에서는 노션/피그마를 활용한다.
커뮤니케이션 문서나 기획서 일반을 노션에 쓰고, 화면이나 디스크립션을 피그마로 작성하고, 타개발부서와 프로젝트 오픈 및 일감 요청을 지라로 하면서 툴을 다루는 데 좀 더 익숙해졌다. 특히 피그마의 오토 레이아웃 기능의 참 맛을 알아가는 중이다.
요청받는 일 혹은 문의가 들어오는 일이 많아졌다.
운영앱 프로덕트 담당자(기획 전반)로서 운영앱 관련 프로젝트 진행이나, 현장 운영 방식 및 앱 활용 등에 있어 담당자가 필요할 때 나를 찾기 시작했다. 운영 프로덕트의 허브로서 여러 일을 처리하는데 보다 능숙해졌다.
또한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 다른 메인 PM이 있더라도 운영앱 관련 기능 및 처리는 메인 롤을 가져가며, 기획자로서 전문 영역을 구축해 나갔다.
아는 것이 많아졌다.
위 내용과 여러 부분에서 유사한 내용이다. 결국 스스로 백그라운드 지식이 많아지고, 정책을 쌓는데 관여한 부분이 많아지면서 스스로 기획을 하거나 개발 구축 중 문의가 들어와도 해당 내용에만 국한해서 한정적인 답변을 내놓는 것이 아닌 보다 포괄적으로 더 넓게, 더 많이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SQL 조회 권한이라거나 백엔드 서버에서 직접 데이터를 조회할 수 있는 코드를 제공받는 등(visual studio code) 정보를 받아올 수 있는 풀이 넓어지며 스스로 원하는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고, 추후 쌓아야 할 데이터도 구조화하는 대화를 개발자들과 약간이나마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무엇이 변하지 않았는가
커뮤니케이션은 어렵다.
한 때 스스로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꽤 나쁘지 않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단순히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능력이 아니다. 상대방의 직위와 나이에 상관없이 대화를 잘 하는건 그냥 너스레를 잘 떠는 것 뿐이다.
보다 확실하게 내 의견을 전달하고,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또한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파악하여, 내가 원하는 바와 상대방이 원하는 바의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잘 도출해내는 것, 그것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그러나 내가 임원분들과 소통하고, 설득하고, 문서를 통해 발표를 아무리 잘해낸다 한들 결국 그 사람들에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100% 이해 시켰는가? 하면 그것은 또 아니다.
사용자들은 나의 기획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 2차 - 3차 피드백을 통해 꾸준히 기획/개발 보완을 해야 했다. 물론 완벽한 프로덕트는 없기에 계속 보완하는 것이 맞지만, 나는 여전히 고민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정보를 더욱 간결하게 표현하고, 더욱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현장을 100% 파악하지 못했다.
현장에서 사용하는 운영앱인만큼 그들의 업무 양식이나 사용 사례들을 좀 더 명확히 파악해서 기획에 녹여야 한다.
그러나 머리로 이해하고, 몸으로 행동해봐도 나는 그들처럼 작업하지 않으므로 100%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출장을 통해 1/3 정도 이해한 내용은 기획을 거쳐가며 보다 편협하게 바뀌고, 이는 실 배포가 되었을 때 불편함을 야기시키기도 했다. 어느 부분이 채워지면 다른 부분은 아직 덜 채워진 형태의 결과물이 되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화면을 짜는 것 이외에 보다 적극적으로 현장에 나서야 한다.
또한 파악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면 보다 명확하게 무엇을 원한다고 이야기하고 집요하게 따라다녀야겠다.
이 부분은 아직 시간이 모자랐다고 생각한다. 1년 중 몇 일을 현장에 나가지도 않았는데 100% 파악했다는 것은 기만이다.
계속 성장이 필요한 부분이며,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영역이다.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변한 것에 쓴 것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말이긴 한데, 내가 아무리 많이 알게 됐다 한들 절대적인 시간의 차이가 있는 법이고 내가 경험한 프로젝트는 전체 프로덕트의 극히 일부일 뿐이다.
물론 입사 후 많은 것을 변화시켰고, 사용성이 좋아졌다고 평가를 받지만 아직 결과에 도달하지 않았고 변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이것이 끝이 아니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내서 더욱 쉬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
늘어지지 말자, 좀 더 본인 스스로 의지를 다져야 할 때다.
요즘 날도 쳐지고, 기획도 잘 안풀리는 부분도 많고, 사람도 내 뜻대로 안되는 부분도 많은데 (부정적인 상태 max), 1년된 기념으로 한 번 되짚어 봤다.
추가로 1년이 지났으니 그동안 일들을 한 번 이력서에 업데이트 해서 리프레쉬 하는 것도 필요하다.
매여 있지 않게,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면서(?) 스스로 자기효능감을 채워야 한다.
경력기술서 및 이력서 관련 글도 기회가 되면 써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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