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우선순위를 물어볼 때 예전의 나(그러니까 20대 초중반?)는 주로 "나의 성장과 일"을 가장 우선으로 그 이후에는 관계와 사람을 이야기했다.
지금도 나는 나의 성장에 진심이며, '하루의 열심'을 이뤄내고자 매진하고 있다.
P1 principle 중에 [매일의 노력을 쌓아서 장기적으로 큰 성과를 만듭니다.]라는 문장이 가장 가슴이 뛴다.
스터디를 꾸준하게 참여하는 이유도, 영감을 받고자 많은 것을 뒤적이는 이유도 위 내용과 연관된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동료들끼리 점심을 먹다가, "만약에 통장에 돈이 무한대로 있고, 절대 끊기지 않는다면 뭘 할거에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극 N이면서도 진지 그 자체인 나는 정말로 내가 돈에 아무런 구애를 받지 않고, 뭘 하든 부족함이 없다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할까?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다.
뭘 사야겠다, 뭘 가져야겠다라는 소유의 개념이나 뭘 이뤄야겠다라는 거창한 포부보다 내가 답한 내용은
전 세계를 여행다니면서 삶의 기록을 남기고 싶어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소소한 '기록'이었다.
내가 살아가는 하루와 나의 동네 그리고 세계의 자연, 건물, 사람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아 나 생각보다 평화와 안정, 보통의 삶을 좋아하네?'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나는 고요하며, 흘러가는 과정을 선호하며 그 안에서의 이야기를 남기는 것을 좋아한다.
[돈이 끊이지 않는 통장]이라는 단어는 이미 매우 이상적인 질문이며, 현실의 틀에서 조금 벗어난 생각을 하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질문을 들었을 때 돈과 목표, 경쟁과 비교의 삶에서 조금은 덜 치열한 쪽으로 상상이 뻗어나가게 된 것 같다.
저기서 '전 세계'라는 것도 뭐.. 돈이 무한이라고 하니 굳이 국내의 틀에 가둘 것 없이 발길 가는대로 다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상향적인 생각도 섞였고,,,
그래도 기존의 목표가 사실은 거짓 목표이고, 이게 진짜 내 속마음이야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말 그대로 이상적인 질문에서 현실이 끼어드는 순간, 시간이라는 개념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인생은 매우 길다. 평생을 여행만 하고, 떠돌아다닐 수도 없고 [삶의 기록]이라는 것도 결국 희로애락이 적절히 섞여야 더 아름다운 것이다.
특별함과 순간의 아름다움은 결국 보통과 연속적인 삶 속에서 가끔 일어나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더 강한 자극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일을 떠돌아 다니고 기록을 5년 넘게 했다면 어느 순간엔 '아 나도 남들처럼 직장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일하고 싶다, 치열하고 싶다!'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아니려나...)
그래서 결국 이 글의 결론은, 나의 에세이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다음과 같다.
내가 원하는 것은 "안정감, 평온함과 일상"이고 그 안에서 "기록"을 통해 남들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교류하고 싶다는 것이었으며(프로 유튜버 지망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커리어에 대한 불안, 성장에 대한 갈망과 현재보다 더 나아가고자 하는 욕심또한 내가 사랑하는 삶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전세계 여행과 삶의 기록은 사실 지금도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물론 돈 걱정도 있을 것이고 현실이 끼어들어 있어 아주 평온하지 않은 빈곤한(?) 여행이 될 수 있겠지만 그것또한 기록의 일부분으로 남겨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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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1의 7주차 에세이(자유주제)로 글을 주저리주저리 써봤다
* 흠 그래서 결론이 뭐지, 이 글은 뭘 위한 글이며 왜 쓴거지라는 의문은 접어두어라, 글쓴 사람도 잘 모르겠다
* 아직 방황하는 사춘기 마냥 약간 새벽감성스러운 글이 완성되었다
*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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